저희 회사(14명) 워크숍을 다낭 풀빌라로 다녀왔습니다. 준비를 떠맡은 막내로서 생존 보고서를 남깁니다. 결론: 살아남았고, 칭찬받았습니다. 전국의 워크숍 담당자(=막내)들을 위해 과정을 전부 공개합니다.



14명이라 6베드 한 채로는 애매했는데, 같은 단지 5베드 두 채를 나란히 잡는 방법을 안내받았습니다. 이게 정답이었어요. 풀 2개, 거실 2개라 오히려 쾌적했고, 세션은 큰 거실에서, 저녁은 마당 합쳐서 진행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팀별 공간 분리도 되고, 아침에 씻는 정체도 없었습니다. 12명 넘는 회사는 한 채 고집하지 말고 두 채 전략을 문의해 보세요.
워크숍이라 와이파이가 중요했는데, 문의할 때 "발표용 인터넷 필요"라고 하니 속도 확인된 빌라로 배정해 줬습니다. 실제로 화상 연결까지 문제없었습니다. 세션 준비물은 빔프로젝터 대신 대형 TV에 노트북 연결로 해결했고(HDMI 케이블은 챙겨가세요), 오전 세션 두 시간 + 오후 자유시간 구성으로 짰더니 만족도가 제일 높았습니다. 워크숍의 진리: 세션은 짧게, 수영장은 길게.
자유시간엔 수영장 팀, 마사지 팀, 시내 구경 팀으로 갈렸는데 거점이 빌라라 흩어졌다 모이는 게 쉬웠습니다. 저녁 바비큐는 14인분 식자재+조리 인력 옵션으로 했습니다. 막내가 고기 굽느라 회식에서 빠지는 비극은 없었습니다. 이 옵션에 들인 비용은 막내의 인권 비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표님 법인 증빙도 견적서·영수증으로 깔끔하게 처리됐고요. 경비 처리 걱정으로 검색 중인 담당자분들, 견적서 단계에서 증빙 얘기를 먼저 꺼내면 됩니다.
밤에 소음 문제가 걱정이었는데, 밤 10시 이후엔 실내로 들어가는 룰을 미리 공지받아서 지켰고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오히려 10시에 실내로 들어가니 자연스럽게 보드게임과 심야 토크로 이어져서, 부서 벽 허무는 건 마당 바비큐가 아니라 새벽 거실이었다는 후문입니다.
일정 마지막 날 대표님이 "내년에도 여기로 하자"고 하셨는데, 그 말은 곧 내년에도 제가 준비한다는 뜻이라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보고서가 있으니 내년의 저는 편할 겁니다.
이동 얘기도 보고합니다. 14명이라 대형 밴 두 대로 공항 픽업을 받았고, 자유시간 시내 이동은 각자 그랩으로 흩어졌습니다. 법인카드 정산 때문에 큰 이동만 업체 차량, 개인 이동은 각자 부담으로 정리했더니 경비 처리가 깔끔했습니다. 담당자는 이런 선긋기를 미리 공지해 두면 나중에 영수증 지옥을 면합니다.
참고로 워크숍 공지문에 "수영복 지참" 한 줄을 넣을지 말지 고민을 제일 오래 했는데, 넣길 잘했습니다. 안 챙겨온 부장님이 현지 마트에서 수영복을 사는 것보다, 다 같이 챙겨와서 첫날부터 풀에 들어가는 그림이 팀워크에 백배 낫습니다. 공지문 디테일도 막내의 일입니다.
워크숍 준비하는 전국의 막내 여러분, 인원·날짜·예산 세 가지만 정리해서 문의하세요. 두 채 전략, 와이파이 확인, 조리 인력, 법인 증빙, 10시 룰. 나머지는 알아서 굴러갑니다. 이상 생존 보고를 마칩니다.
추신. 내년 담당자가 될 신입이 입사하면 이 보고서부터 인계할 예정입니다. 막내들이여, 기록을 남기십시오. 기록이 당신을 자유케 합니다.